아량도 믿음으로 가능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는 결국 우리에게 복이 됩니다. 그러나 잘못 관리하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애굽에서의 어려움 중에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주신 재물이 도리어 문제로 나타납니다. 너무나 많은 짐승을 양육해야 하는 아브람과 조카 롯의 종들 사이에서 좋은 목초지를 선점하기 위한 갈등이 점점 커져가고 있었습니다. 재물을 제대로 유지하기 위해서 가족 간의 화목이 침해를 받고 있습니다. 가족 간의 불화가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아브람 가족의 문제는 물질이 너무 많아서 발생하였습니다. “아브람에게 육축과 은금이 풍부하였더라” (창 13:2) 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는 관리해야 할 재산이 많아졌습니다. “부유하게 된 자는 무거운 짐을 지는 것에 불과하다” (합 2:6)는 말씀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재물은 행복의 근원입니다. 가난한 가정에 물질은 행복의 열쇠입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부유해 지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재물을 모을수록 염려가 생기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두려움이 커져가고 이로 인하여 책임이 무거워지고 불안하게 됩니다.
아브람은 이번 문제해결은 헤어지는 것 말고는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롯에게 그가 원하는 곳을 먼저 정하게 하고 자신은 나머지를 택하겠노라고 선언하였습니다. 이 결정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누구나 먼저 자신이 좋은 것을 택하기 원하기 때문입니다. 롯은 물질에 관심을 두고 비옥한 지역을 택하였습니다. 아브람은 롯이 택하고 남은 지역을 택하였습니다.
지금까지의 아브람과 전혀 달랐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가나안에 정착하라고 하셨지만 기근을 피하고자 애굽으로 이주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명령보다 현실의 문제해결에 적응하였습니다. 하나님 앞에 부끄러움을 당하였습니다. 그리고 아내를 누이라고 속이고 위기를 모면하려 한 일로 그는 평생 사래 앞에서 부끄러운 남자로 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웃에게도 조롱거리가 되었을 것입니다.
어떻게 아브람이 이전과 전혀 다른 훌륭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을까요? 지금까지는 인간적인 판단에 따라 애굽으로 이주하고 아내를 누이동생이라고 속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통하여 그는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롯이 동쪽을 택하였기 때문에 그가 서쪽을 택한 것이 아니며, 롯이 서쪽을 택하였기 때문에 그가 동쪽을 택한 것이 아닙니다. 롯은 물질을 택하였지만 아브람은 하나님을 택한 것입니다. 그는 좋은 땅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보이는 땅을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라”, “네 자손으로 땅의 티끌같게 하리라” 하신 약속의 말씀을 택하였습니다.
임성진 총장